서울 고가주택 가격 1년 새 25% 상승…세계 주요 도시 중 2위, 왜 이렇게 올랐나?
서울의 고가주택 가격 상승세가 세계 주요 도시와 비교해도 상당히 가팔랐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서울의 상위 5%에 해당하는 고가주택 가격은 1년 사이 25% 넘게 상승하면서 조사 대상인 세계 46개 도시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세계 주요 도시의 평균 상승률과 비교하면 약 10배에 달합니다.
다만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이번 통계는 서울 전체 아파트나 주택 가격이 25% 올랐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강남권과 한강변 등을 중심으로 형성된 상위 고가주택 시장의 가격 변화를 나타낸 지표입니다.

서울 고가주택 가격 얼마나 올랐나?
국회 미래연구원의 ‘자산 불평등과 보유세 중장기 개편 과제’ 보고서에 인용된 나이트 프랭크의 고급 주택 가격지수(Prime Global Cities Index)를 보면 지난해 3분기 서울 고가주택 가격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5.2% 상승했습니다.
조사 대상은 세계 주요 46개 도시입니다.
서울보다 상승률이 높았던 도시는 일본 도쿄뿐이었습니다.
도쿄는 같은 기간 무려 55.9% 상승하면서 1위를 차지했고 서울이 25.2%로 뒤를 이었습니다.
세계 평균과 비교하면 약 10배
서울의 상승률이 어느 정도인지 세계 평균과 비교하면 차이가 더욱 뚜렷합니다.
조사 대상 46개 도시의 같은 기간 평균 고가주택 가격 상승률은 약 **2.5%**였습니다.
서울은 25.2%였으니 단순 비교하면 세계 주요 도시 평균의 약 10배 수준입니다.
세계적으로 모든 고가주택이 동시에 크게 오른 것이 아니라 서울의 특정 고가주택 시장에서 유독 빠른 상승세가 나타났다는 의미입니다.
서울 전체가 25.2% 올랐다는 뜻은 아니다
이번 통계를 볼 때 가장 주의해야 할 부분입니다.
‘서울 고가주택 가격 25.2% 상승’이라는 숫자만 보면 서울에 있는 아파트 가격이 평균적으로 25% 이상 올랐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번 조사는 상위 5%에 해당하는 고급 주택시장을 대상으로 합니다.
따라서 서울의 일반적인 주택가격 상승률과는 구분해야 합니다.
특히 최근 서울 주택시장에서도 지역별 가격 차이가 크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고가주택 가격지수를 서울 전체 주택시장에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됩니다.
강남·한강벨트가 상승세 주도
서울 고가주택 가격이 빠르게 상승한 배경으로는 지역별 양극화가 지목됩니다.
특히 강남 3구와 한강변을 중심으로 한 고가주택 밀집지역의 가격 상승이 전체 고급 주택지수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됩니다.
서울 안에서도 선호도가 높은 지역으로 매수 수요가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주택이 더 빠르게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난 것입니다.
결국 ‘서울 집값이 모두 같이 올랐다’기보다는 비싼 지역의 집값이 더 빠르게 상승하면서 주택시장 내부의 가격 격차가 커지고 있는 현상에 가깝습니다.
5년으로 넓혀봐도 서울은 세계 4위
단기간의 가격 상승만 나타난 것도 아닙니다.
최근 5년 동안의 고가주택 가격 변화를 비교해도 서울은 세계 주요 도시 가운데 상위권에 포함됐습니다.
서울의 최근 5년간 고가주택 가격 상승률은 **80.9%**였습니다.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로 **224.3%**에 달했습니다.
이어 일본 도쿄가 115.0%, 필리핀 마닐라가 81.0%를 기록했고 서울이 80.9%로 세계 4위에 올랐습니다.
단순하게 계산하면 5년 전 10억원이었던 고가주택이 같은 비율로 움직였다고 가정할 경우 약 18억원 수준이 되는 상승 폭입니다.
물론 실제 개별 주택가격은 지역과 단지, 면적 등에 따라 크게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 전체 집값은 OECD 평균보다 덜 올랐다?
흥미로운 부분은 장기적인 국가 전체 주택가격 통계에서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OECD의 실질 주택가격지수(RHPI)를 기준으로 보면 한국의 장기적인 주택가격 상승폭은 다른 주요 국가보다 상대적으로 낮았습니다.
실질 주택가격지수는 단순한 집값 상승이 아니라 물가 상승 영향을 제외해 실제 주택 가치가 얼마나 변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2000년과 비교한 2024년 한국의 실질 주택가격은 약 1.2배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같은 기간 OECD 회원국 평균은 약 1.6배였습니다.
즉 장기간 국가 전체를 놓고 보면 한국의 실질 주택가격 상승폭은 OECD 평균보다 낮았던 것입니다.
캐나다는 2000년보다 집값이 2.9배
해외 주요 국가와 비교하면 차이가 더욱 분명합니다.
조사 대상 24개 국가 가운데 캐나다의 실질 주택가격은 2000년 대비 2024년 약 2.9배 수준으로 상승해 가장 높은 증가폭을 보였습니다.
호주와 미국, 영국 등도 같은 기간 약 1.8~2.6배 상승했습니다.
한국의 1.2배와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서울 고가주택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이 올랐는데 한국 전체 집값은 OECD 평균보다 덜 오른 것으로 나타날까요?
핵심은 ‘집값 양극화’
두 통계가 서로 모순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조사 범위가 다릅니다.
하나는 최근 서울 상위 5% 고가주택 가격을 살펴본 것이고, 다른 하나는 20년 이상 장기간에 걸친 한국 전체의 실질 주택가격을 비교한 것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지역과 주택가격대에 따라 움직임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서울에서도 강남권이나 한강변처럼 수요가 집중되는 지역과 그 밖의 지역 사이에 가격 차이가 존재합니다.
범위를 전국으로 확대하면 수도권과 지방의 차이까지 더해집니다.
국회 미래연구원 역시 국내 주택시장에서 서울 강남권과 한강벨트, 그 밖의 지역 그리고 수도권과 지방 사이의 양극화가 크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고가주택 상승이 보유세 논의로 이어지는 이유
이번 자료가 나온 배경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관련 내용은 국회 미래연구원이 발표한 ‘자산 불평등과 보유세 중장기 개편 과제’ 보고서에 담겼습니다.
고가주택과 일반주택 사이의 가격 상승 격차가 확대될 경우 자산 보유에 따른 격차도 커질 수 있기 때문에 향후 보유세 정책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와 연결되는 문제입니다.
특히 최근 정부가 고가주택을 중심으로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조정하는 세제개편안을 내놓은 만큼 고가주택 가격 상승과 보유세 정책의 관계도 앞으로 관심 있게 볼 부분입니다.
서울 집값보다 ‘어디의 어떤 집이 올랐나’가 중요하다
이번 조사 결과를 단순히 ‘서울 집값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이 올랐다’고 받아들이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핵심은 서울에서도 상위 5%에 해당하는 고가주택 가격이 1년 동안 25.2% 상승했고, 그 상승률이 세계 주요 46개 도시 가운데 두 번째로 높았다는 것입니다.
반면 장기적인 한국 전체의 실질 주택가격 상승폭은 OECD 평균보다 낮았습니다.
두 통계를 함께 보면 현재 국내 부동산시장의 특징을 보다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국의 집값이 같은 방향과 속도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서울과 지방, 서울 안에서도 강남·한강변과 다른 지역, 일반주택과 고가주택 사이의 가격 차이가 커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부동산시장 흐름을 볼 때도 단순히 ‘서울 집값이 올랐다, 내렸다’는 것보다 어느 지역의 어떤 가격대 주택이 움직이고 있는지를 구분해서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