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 빅5 상반기 실적 비교…매출 4.5조, 돈을 더 번 회사는 달랐다
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올해 상반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갔습니다.
유한양행과 종근당, 한미약품, GC녹십자, 대웅제약 등 국내 주요 제약사 5곳의 상반기 매출을 합하면 약 4조5천억원에 달합니다.
전체 매출은 증가했지만 회사별 수익성에는 상당한 차이가 나타났는데요. 특히 올해 실적에서는 신약 기술수출에 따른 기술료와 해외 판매 성과가 영업이익을 좌우하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습니다.
제약 빅5 상반기 매출 4조4996억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실적을 기준으로 5개 제약사의 2026년 상반기 연결 매출 합계는 4조4,996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영업이익을 모두 합하면 4,106억원입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약 8%, 영업이익은 약 18% 증가했습니다.
매출보다 영업이익 증가율이 높았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하지만 모든 회사의 수익성이 똑같이 좋아진 것은 아닙니다. 어떤 회사는 기술수출 계약이 실적을 크게 끌어올렸고, 다른 회사는 해외 판매 확대가 성장 동력이 됐습니다.
매출 1위 유한양행, 렉라자 기술료 효과

5개 회사 가운데 상반기 매출 규모가 가장 컸던 곳은 유한양행입니다.
유한양행의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은 1조1,237억원, 영업이익은 70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약 10%, 영업이익은 약 30% 증가했습니다.
실적 개선에 영향을 준 요인 가운데 하나가 폐암 치료제 렉라자입니다.
유한양행은 2018년 렉라자를 얀센에 기술이전한 바 있습니다. 이후 유럽 상용화에 따른 마일스톤으로 얀센 바이오테크에서 3,000만달러, 한화 약 429억원을 수령하면서 상반기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습니다.
신약을 직접 판매해 발생하는 매출뿐 아니라 기술이전 이후 개발이나 허가, 상용화 단계에 따라 받는 기술료가 제약사의 수익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영업이익 증가 돋보인 한미약품

수익성 측면에서는 한미약품의 실적이 눈에 띕니다.
한미약품은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8,602억원, 영업이익 1,847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약 1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55% 증가했습니다.
여기에도 기술수출이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한미약품은 장 질환 치료제 후보물질인 소네페글루타이드를 일라이 릴리에 약 2조원 규모로 기술이전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받은 계약금 1,129억원이 실적에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됐습니다.
기존 의약품 사업도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습니다. 상반기 원외처방 매출은 5,616억원으로 집계됐으며 국내 시장에서도 높은 처방 실적을 이어갔습니다.
종근당은 공동판매 제품이 매출 성장 견인

종근당은 기술료보다는 제품 판매 확대가 매출 성장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상반기 연결 매출은 9,231억원, 영업이익은 37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약 11%, 영업이익은 약 7% 증가한 수준입니다.
특히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와 대웅제약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 등의 공동판매가 매출 확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됩니다.
자체 개발 신약뿐 아니라 시장성이 높은 의약품을 공동판매하는 전략도 제약사의 외형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대웅제약, 나보타 해외 판매가 성장동력

대웅제약의 상반기 연결 매출은 7,359억원, 영업이익은 1,046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대웅제약의 성장에서 주목할 부분은 해외 시장입니다.
보툴리눔 톡신 제품인 나보타의 해외 판매 확대가 매출 증가에 힘을 보탰습니다.
국내 제약사들이 내수시장에만 의존하지 않고 미국을 비롯한 해외시장으로 판매망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해외 매출 비중의 변화도 관심 있게 볼 부분입니다.
대웅제약은 기존 제약사업과 함께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입니다.
GC녹십자는 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을까?

다른 주요 제약사들이 성장한 것과 달리 GC녹십자는 상반기 실적이 감소했습니다.
상반기 연결 매출은 8,56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3% 줄었고, 영업이익은 135억원으로 약 62% 감소했습니다.
다만 숫자만 보고 본업의 경쟁력이 크게 약화됐다고 판단하기에는 확인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GC녹십자는 지난 3월 보유하고 있던 GC녹십자웰빙 지분 22%를 GC에 약 505억원에 매각했습니다.
이에 따라 2분기부터 GC녹십자웰빙이 연결 실적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상반기 매출과 이익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따라서 다른 제약사와 단순하게 증감률만 비교하기보다는 연결 대상 변화까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GC녹십자 3분기 실적은 달라질까?
GC녹십자의 경우 하반기에 또 하나 살펴볼 변수가 있습니다.
회사는 백신 개발회사 큐레보를 일라이 릴리에 매각하면서 계약금으로 약 2,868억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당 금액은 상반기가 아니라 3분기 실적에 반영될 예정입니다.
따라서 상반기 실적만 놓고 보면 다른 제약사보다 부진해 보이지만, 하반기에는 일회성 수익 반영 등에 따라 실적 구조가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같은 제약사인데 영업이익 차이가 큰 이유
이번 빅5 실적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매출 규모와 영업이익이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유한양행의 매출은 1조원을 넘어 가장 컸지만 영업이익에서는 한미약품이 앞섰습니다.
그 배경에는 기술료 수익의 특성이 있습니다.
일반적인 의약품 판매는 제품 생산과 영업, 유통 등에 비용이 들어갑니다.
반면 신약 후보물질을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이전하고 받는 계약금이나 마일스톤은 일반 제품 판매와 수익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실적에 반영될 경우 수익성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결국 올해 상반기 국내 주요 제약사들의 실적 차이를 만든 핵심 가운데 하나는 단순히 ‘약을 얼마나 많이 팔았느냐’가 아니라 신약 연구개발 성과를 얼마나 사업적인 수익으로 연결했느냐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반기 제약주, 무엇을 살펴봐야 할까?
상반기 실적만 보면 국내 주요 제약사들의 전체적인 외형 성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단순 매출 증가율보다 각 기업의 성장 동력이 어디에서 나오는지를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유한양행과 한미약품처럼 기술수출 성과가 실적에 반영되는 기업이 있는 반면 대웅제약처럼 해외 제품 판매 확대가 중요한 회사도 있습니다. 종근당은 공동판매를 통한 외형 성장, GC녹십자는 연결 대상 변화와 하반기 기술거래 수익이라는 각각 다른 변수가 있습니다.
특히 제약·바이오 기업의 경우 대규모 기술료가 특정 분기에 한꺼번에 반영될 수 있기 때문에 한 분기의 영업이익만 보고 장기적인 수익성을 판단하는 것은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하반기에는 신약 임상과 허가 진행 상황, 추가 기술수출 가능성, 해외 판매 증가 여부와 함께 일회성 기술료를 제외한 본업의 성장세까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