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물가 상승률 2%대로 내려왔는데…8월 다시 오를 수 있는 이유
최근 계속되던 물가 상승세가 7월 들어 다소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7월 소비자물가는 전월보다 하락했고,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한 상승률도 3개월 만에 다시 2%대로 내려왔습니다.
정부는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과 석유 최고가격 인하 등의 정책이 물가 상승세를 낮추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물가가 안정됐다는데 왜 장보기가 여전히 비싸지?”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여기에 8월에는 지난해 통신비 할인에 따른 기저효과까지 예정돼 있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높아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7월 소비자물가, 8개월 만에 전월 대비 하락
정부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는 전월과 비교해 8개월 만에 하락했습니다.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한 소비자물가 상승률 역시 최근 3개월 만에 2%대로 낮아졌습니다.
정부는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이 전월보다 하락한 것이 전체 물가 상승세를 완화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농축수산물의 경우 대규모 할인 지원을 포함한 민생물가 안정 대책이 추진됐고, 석유류에서는 최고가격 인하 조치가 시행됐습니다.
석유 최고가격제가 물가 0.3%p 낮췄다?

이번 발표에서 눈에 띄는 부분 중 하나가 석유류 가격입니다.
정부는 7차 최고가격 인하 조치를 통해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약 0.3%포인트 낮추는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예를 들어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고 가정했을 때 물가 상승률이 3.0%가 될 상황이었다면 해당 정책 효과로 2.7% 수준이 되는 것과 같은 차이입니다.
0.3%라는 숫자만 보면 크지 않게 느껴질 수 있지만 소비자물가지수 전체를 기준으로 한 영향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수준입니다.
특히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류 가격은 자동차 운전자뿐 아니라 물류비와 제품 가격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생활물가에서 중요한 요소입니다.
해외에서는 에너지 가격이 다시 변수
국내 물가 상승세가 둔화된 것과 달리 해외에서는 에너지 가격이 다시 물가에 부담을 주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유로존의 7월 물가 상승률은 에너지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2.8%에서 2.9%로 확대됐습니다.
국제 에너지 가격은 국내 물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입니다.
특히 중동 지역의 불확실성이 이어질 경우 국제유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고, 이는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을 비롯해 운송비와 생산비용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정부가 물가 상승률이 낮아졌음에도 경계를 늦추지 않는 이유입니다.
물가 상승률 떨어졌는데 왜 여전히 비쌀까?
여기서 소비자들이 가장 헷갈리기 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물가 상승률이 낮아졌다고 해서 상품 가격이 과거 수준으로 내려갔다는 뜻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어떤 상품 가격이 1만원에서 1만1,000원으로 오른 뒤 다음 해 1만1,220원이 됐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첫해에는 10%가 올랐지만 다음 해 상승률은 2%에 불과합니다.
그렇다고 가격이 다시 1만원으로 내려간 것은 아닙니다.
소비자물가 역시 비슷합니다.
그동안 오른 물가가 누적돼 있기 때문에 상승률이 2%대로 낮아져도 소비자가 실제로 지불하는 가격 수준은 여전히 높을 수 있습니다.
정부 역시 누적된 물가 상승으로 국민들의 생활비 부담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8월 물가 상승률, 다시 높아질 수도 있다
오히려 앞으로 주목해야 할 부분은 8월 소비자물가입니다.
여기에는 조금 특이한 변수가 있습니다.
지난해 8월 SK텔레콤이 해킹 사고 대응 차원에서 한 달 동안 휴대전화 요금 할인 조치를 시행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통신비가 일시적으로 낮아졌기 때문에 올해 8월에는 같은 할인이 없다면 전년 대비 물가를 계산할 때 통신비가 크게 오른 것처럼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것을 기저효과라고 합니다.
정부는 이 영향만으로도 올해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약 0.6%포인트 높아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8월 물가 상승률이 7월보다 높아지더라도 모든 상품과 서비스 가격이 한 달 사이 갑자기 크게 올랐다고 해석하기보다는 지난해의 일시적인 통신비 할인 효과까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폭염도 물가의 변수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것이 여름철 폭염입니다.
최근 높은 기온이 계속되면서 일부 농산물의 생산과 출하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채소와 과일 등은 기상 여건에 따라 생산량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폭염이나 집중호우가 장기간 이어지면 공급 감소와 가격 상승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농산물 가격은 소비자가 장을 볼 때 바로 체감하는 품목이기 때문에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장바구니 물가가 더 많이 올랐다고 느끼게 만들 수 있습니다.
가공식품 가격 역시 원재료비와 에너지 비용 등의 영향을 받을 수 있어 향후 물가 흐름에서 계속 확인해야 할 부분입니다.
정부, ‘착한 주유소’ 추가 지정 추진
정부는 석유류 가격 안정을 위한 추가 대책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석유제품을 판매하는 이른바 ‘착한 주유소’를 추가 지정하고, 원유 도입과 비축 여력을 확보해 국내 석유제품의 수급과 가격을 안정적으로 관리한다는 방침입니다.
국제유가가 불안해질 경우 국내 유류가격으로 빠르게 전해질 수 있기 때문에 공급 측면의 대응도 함께 준비하겠다는 것입니다.
다음은 추석 물가…9월 민생안정 대책 예정
여름이 지나면 곧바로 추석 물가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명절을 앞두고는 과일과 축산물 등 성수품 수요가 늘어나면서 일부 품목의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정부는 이에 대비해 추석 성수품 물가 안정과 취약계층 지원 방안을 포함한 민생안정 대책을 9월 중 발표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8월에는 통신비 기저효과와 폭염, 국제유가를 살펴보고 9월에는 추석 성수품 가격까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7월 물가 2%대, 안심하기는 아직 이르다
7월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둔화된 것은 가계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입니다.
특히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과 석유류 가격 안정 정책 등이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추는 데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물가 상승률이 낮아진 것과 실제 생활비가 낮아지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그동안 가격 상승이 누적된 데다 앞으로 중동 정세와 국제유가, 폭염에 따른 농산물 가격, 가공식품 가격 등의 변수가 남아 있습니다.
여기에 8월에는 지난해 통신비 할인에 따른 기저효과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약 0.6%포인트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발표되는 물가 상승률을 볼 때 단순히 숫자가 올랐는지 내렸는지만 보기보다는 어떤 품목이 전체 물가를 움직였는지 함께 확인하는 것이 실제 우리 생활비의 변화를 이해하는 데 더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