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880원대, 지금 환전해도 될까? 일본여행 앞두고 있다면 이렇게 보세요
일본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면 요즘 환율을 볼 때마다 고민될 수 있습니다.
“900원 아래로 내려왔는데 지금 바꿔야 할까?”
“조금 더 기다리면 엔화가 더 싸질까?”
올해 한때 100엔당 950원을 넘었던 원·엔 환율이 최근 880원대까지 내려오면서 일본 여행객 사이에서 환전 시기를 두고 고민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이미 900원대 초반에 환전한 사람이라면 추가로 환전해야 할지 고민될 수 있고, 아직 환전하지 않은 사람은 더 떨어질 가능성을 기다리고 싶을 수 있는데요.
현재 엔화가 왜 이렇게 낮아졌는지부터 환전할 때 어떤 방법이 현실적인지까지 살펴보겠습니다.
100엔당 888원…한 달 사이 크게 떨어진 엔화

올해 초 원·엔 환율은 100엔당 약 918.6원 수준에서 시작했습니다.
이후 등락을 반복하면서 7월 2일에는 한때 958원 수준까지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방향이 달라졌습니다.
7월 23일 900원 아래로 내려간 데 이어 7월 31일에는 하나은행 고시 기준 100엔당 888.25원 수준으로 주간 거래를 마쳤습니다.
불과 한 달 사이 100엔을 구입하는 데 필요한 원화가 약 70원 줄어든 셈입니다.
일본 여행을 앞둔 사람에게는 같은 돈으로 더 많은 엔화를 환전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입니다.
엔화만 떨어진 게 아니다…원화도 강해졌다
최근 원·엔 환율이 크게 낮아진 이유는 엔화 약세 하나만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엔화는 약해지고 원화는 상대적으로 강해지는 현상이 동시에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7월 3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24.0원을 기록했습니다.
7월 초 장중 1,560원 선까지 올라갔던 것과 비교하면 한 달 사이 100원 이상 내려왔습니다.
환율이 내려갔다는 것은 달러와 비교했을 때 원화 가치가 그만큼 회복됐다는 의미입니다.
반면 엔화는 달러 대비 약세 흐름을 이어갔습니다.
결국 원화 강세 + 엔화 약세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원화로 엔화를 구입할 때 적용되는 원·엔 환율이 빠르게 낮아진 것입니다.

원·엔 환율은 어떻게 결정될까?
우리가 일본 여행을 갈 때 흔히 보는 ‘100엔당 900원’ 같은 환율은 원화와 엔화를 직접 거래해 결정되는 것만은 아닙니다.
국제 외환시장에서는 달러를 중심으로 각 통화의 가치가 결정되고 이를 다시 계산해 원화와 엔화 사이의 환율을 산출합니다.
이를 재정환율이라고 합니다.
쉽게 생각하면 달러를 중간에 놓고 원화와 엔화의 상대적인 힘을 비교하는 방식입니다.
따라서 원화 가치가 달러 대비 강해지면서 동시에 엔화가 달러 대비 약해지면 원·엔 환율은 더욱 빠르게 내려갈 수 있습니다.
최근 880원대까지 내려온 배경에도 이런 움직임이 있습니다.
엔화는 왜 계속 약한 걸까?
외환시장에서는 엔화 약세의 배경 가운데 하나로 일본 경제의 성장 여력을 꼽고 있습니다.
일본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해 1.1%에서 올해 0.7% 수준으로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잠재성장률 역시 1%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평가됩니다.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가 낮아지면 해당 국가의 통화에도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일본 정부의 확장적인 재정정책도 변수입니다.
정부가 경기 부양 등을 위해 확장재정 기조를 유지하면 시중의 엔화 공급 증가에 대한 기대가 생길 수 있고 이는 엔화 가치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외환시장 개입하면 엔화 다시 오를까?
엔화 가치가 지나치게 빠르게 하락하면 일본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실제로 7월 말에는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63엔 수준에서 움직이다 한때 157엔 선까지 급격하게 내려오면서 엔화 가치가 빠르게 상승하는 움직임이 나타났습니다.
비슷한 시간 원화도 강세를 보였습니다.
시장에서는 이를 한미일 외환당국의 공조 움직임과 연결해 해석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환율의 방향이 장기간 완전히 바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일본의 성장률이나 재정 상황, 에너지 수입 부담 등 통화가치에 영향을 주는 구조적인 요인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엔화가 급등하거나 급락하는 상황은 언제든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엔화를 사야 할까?
일본 여행을 앞둔 사람이라면 결국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현재 100엔당 880원대가 최근 흐름을 기준으로 낮은 수준인 것은 맞지만 앞으로 850원이 될지 다시 900원 이상으로 올라갈지는 누구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여행 일정이 이미 정해져 있다면 환율의 최저점을 맞히려고 기다리는 것보다 필요한 금액을 나눠서 환전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여행에 필요한 환전 금액이 100만원이라면 한 번에 전부 환전하는 대신 일정 금액을 먼저 바꾸고 이후 환율 움직임을 보면서 추가로 환전하는 방식입니다.
엔화가 더 내려가면 나머지 금액을 낮은 가격에 환전할 수 있고, 반대로 갑자기 상승하더라도 이미 일부 금액을 확보해 놓았기 때문에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환율 10원 차이면 실제로 얼마나 차이 날까?
환율을 볼 때 880원과 890원의 차이가 굉장히 크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여행 경비로 계산해보면 판단하기가 조금 쉬워집니다.
100엔당 환율이 880원이라면 10만엔을 구입하는 데 단순 계산으로 약 88만원이 필요합니다.
890원이라면 약 89만원입니다.
차이는 약 1만원입니다.
만약 30만엔을 환전한다면 같은 10원 차이에서 약 3만원 정도의 차이가 발생합니다.
따라서 소액을 환전하는 경우라면 최저점을 기다리느라 여행 직전까지 스트레스를 받는 것보다 적당한 수준에서 나눠 환전하는 것이 더 편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실제 환전 금액은 은행이나 환전 서비스의 환율 우대와 수수료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환율만 보지 말고 ‘환율 우대’도 확인
엔화를 싸게 환전하려면 시장 환율만큼 중요한 것이 환전 수수료와 환율 우대입니다.
같은 날 같은 금액을 환전해도 은행 창구에서 바로 환전하는 경우와 은행 앱에서 미리 신청하는 경우 적용되는 조건이 다를 수 있습니다.
은행이나 외화 서비스별로 환율 우대율도 다릅니다.
따라서 100엔당 환율이 몇 원 더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것보다 환율 우대를 많이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실제 환전 비용을 줄이는 데 더 효과적인 경우도 있습니다.
일본에서 해외결제 카드를 사용할 계획이라면 현금 환전과 카드 결제 시 발생하는 수수료도 함께 비교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여행 날짜가 가까울수록 분할 환전이 현실적
일본 여행 일정이 몇 달 뒤라면 환율 움직임을 조금 더 지켜볼 여유가 있습니다.
반면 출국이 며칠 또는 몇 주 앞으로 다가왔다면 최저 환율을 기다리는 전략은 오히려 위험할 수 있습니다.
환율은 경제지표뿐 아니라 중앙은행 정책, 국제 정세, 정부의 시장 개입 등의 영향을 받아 단기간에도 크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여행 일정이 확정됐다면 필요한 엔화의 일부를 먼저 확보하고 남은 금액을 여러 번에 나눠 환전하는 방법이 환율 변동 위험을 낮추는 현실적인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엔화 880원대, ‘최저점 맞히기’보다 여행경비 관리가 중요
현재 엔화 환율이 낮아지면서 일본 여행객에게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진 것은 사실입니다.
특히 올해 한때 100엔당 950원을 넘어섰던 것과 비교하면 현재 880원대는 체감 차이가 상당합니다.
하지만 엔화 약세가 앞으로도 같은 속도로 계속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외환당국의 개입이나 미국과 일본의 통화정책 변화, 국제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환율의 방향은 언제든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일본 여행을 위한 환전이라면 투자처럼 환율의 바닥을 맞히려고 하기보다 여행 일정과 필요한 금액을 기준으로 분할 환전하고, 환율 우대와 결제 수수료까지 함께 비교하는 방식이 보다 현실적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엔화가 가장 싼 날이 언제인가?”를 맞히는 것보다 내 여행경비를 어느 정도 환율에서 안정적으로 확보할 것인가입니다.
※ 환율은 실시간으로 변동될 수 있으며 실제 환전 시에는 금융기관별 환율과 환전 수수료, 우대 조건 등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